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재산 공개 내용이 공개되면서 외화 자산 비중이 전체의 절반을 넘긴 사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20일 기준 신고된 총 재산 82억 4102만 원 중 45억 7472만 원, 즉 55.5%가 해외 금융 자산과 부동산으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구 아파트와 종로구 오피스텔 등 국내 부동산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다국적 금융 자산이라는 점은 중앙은행 수장으로서의 자산 구조가 이례적임을 시사한다.
신 후보자는 미국 증권사, 자산운용사, 신용조합은 물론 스위스 투자은행과 스페인 은행 등에 총 20억 3654만 원 상당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달러, 영국 파운드, 유로, 스위스 프랑 등 다양한 외화로 예치된 상태다. 특히 영국 국채 15만 파운드 상당에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배우자 한모 씨 역시 예금 18억 5692만 원 중 18억 4015만 원을 해외 금융회사에 맡겼고, 미국 국적의 배우자는 일리노이주에 아파트를, 영국 국적의 장남은 외화 예금과 해외 주식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결혼한 장녀는 이번 공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러한 자산 구성은 신 후보자가 1982년 병역 마친 후 약 44 년간 영국을 중심으로 해외에 거주했던 이력을 반영한 자연스러운 결과일 수 있다. 하지만 환율 변동에 따라 원화 기준 평가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의 대상이 된다. 실제로 재산 신고 서류 작성 후 중동 정세 악화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20 일 1499.7 원에서 이달 1 일 1530.5 원까지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신 후보자의 외화 자산 원화 환산액은 한때 1 억 원가량 불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역대 한국은행 총재들과 비교해봐도 신 후보자의 외화 자산 비중은 압도적으로 높다. 대표적인 국제통으로 알려진 이창용 현 총재의 경우 전체 재산 54 억 5260 만 원 중 외화 자산 비중은 5.5% 에 불과한 3 억 72 만 원에 그친다. 중앙은행의 수장으로서 외환 시장 안정을 주도해야 할 입장에서 이처럼 높은 비중의 외화 자산을 유지할 경우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달 중순 예정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신 후보자의 외환 시장 안정 의지와 자산 포트폴리오가 집중 검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