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기점으로 한국 재생에너지 산업의 안전성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태양광과 풍력 발전 설비를 포함한 재생에너지 관련 사고는 지난해 총 128건으로 집계되어 전년 대비 29.2%나 급증했다. 이는 단순히 설비 수량의 증가를 넘어, 초기 도입된 설비들이 노후화 단계를 진입하면서 발생하는 구조적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태양광 설비의 화재 사고 추이는 이 같은 흐름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2021년 81건이던 화재는 2022년 99건, 2023년 124건으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2024년 99건으로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 다시 125건으로 치솟았다. 풍력 터빈의 경우에도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연 1건에 머물렀으나, 2023년 2건, 2024년 0건에서 지난해 3건으로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최근 사고 급증의 원인을 장기화된 점검 주기와 노후 설비 관리의 비효율성에서 찾고 있다.
현재 정부와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재생에너지 설비의 설계 수명을 20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노후 풍력 터빈은 3년마다, 태양광 설비는 4년마다 정기 점검을 실시한다. 그러나 정기 점검 사이사이에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점검은 비용 부담과 실효성 부족으로 인해 형식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풍력 터빈 한 대를 점검하는 데 수천만 원의 비용이 드는 상황에서 사업자들의 자발적인 관리 노력은 한계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은 더욱 엄중하다. 육상 풍력의 경우 올해만 9기의 터빈이 설계 수명을 맞이하며, 현재까지 총 816기 중 80기가 이미 수명 종료 시점을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전체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태양광의 경우 아직 설계 수명을 다한 발전소가 없으나, 2032년까지 전국 1,667개소가 수명 종료 시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대학교 손양훈 교수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의 노후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를 관리할 안전 기준은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노후 설비에 대한 체계적인 유지보수 및 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정책적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큰 흐름 속에서 안전 관리 시스템의 공백이 어떻게 산업 전체의 리스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