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감이 극에 달하던 가운데, 양국이 극적으로 2 주간의 휴전에 합의하면서 글로벌 증시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특히 한국 시간으로 8 일 오전 9 시를 기점으로 예정된 협상 타결 소식이 정규장 시작 전 전해지자 국내 증시는 급등세로 전환됐다. 코스피는 오후 2 시 기준 7.2% 이상 상승하며 장 초반에는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 정지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될 정도로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이러한 시장 상황은 지수 하락을 베팅했던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이 됐다. 협상 결렬로 인한 충격을 우려해 ‘인버스’ 상품을 대거 매수했던 개인 투자자들이 휴전 합의 소식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휴전 협상이 불확실했던 지난 7 일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역방향으로 2 배 추종하는 ‘KODEX 200 선물인버스 2X’를 536 억 원 순매수했다. 그러나 휴전 합의 소식이 전해진 8 일 오후 2 시 기준 해당 ETF 는 전일 대비 16% 이상 급락했다.
단순히 하루의 변동에 그치지 않고 최근 일주일 간의 흐름을 살펴보면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진다. 지난 1 일부터 7 일까지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 는 역시 ‘KODEX 200 선물인버스 2X’로, 무려 3085 억 원어치가 거래됐다. 하지만 이 기간 해당 상품의 수익률은 -19.94% 를 기록하며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두 번째로 많이 매수한 ‘KODEX 인버스’ 역시 1228 억 원 순매수 대비 10% 에 달하는 하락률을 면치 못했다. 결과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하락장에 대비해 최근 일주일간 약 4300 억 원의 자금을 쏟아부었지만, 예상과 정반대의 시장 흐름으로 인해 막대한 평가손실을 안게 됐다.
이번 휴전 합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인 개방을 조건으로 이란에 대한 공격을 2 주간 중단하기로 동의하면서 성사됐다. 증권가에서는 전쟁 리스크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안도감이 지배적이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는 향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협상 타결 이후에도 시장이 완전히 안정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