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에 대응해 강력한 조치를 단행한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26일 합동 브리핑을 통해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서 수급 위기가 고조된 상황을 고려해, 27일 자정부터 나프타 수출 통제 등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나프타의 해외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전량을 내수 시장으로 전환해 국내 산업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플라스틱, 비닐, 섬유, 의약품 등 다양한 제조업의 기초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는 공급 차질 시 전체 산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산업의 쌀’로 불린다. 정부는 향후 5개월간 극히 드문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생산된 나프타 전량을 국내에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며 글로벌 원유 수급망이 흔들리는 가운데, 이번 조치는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나프타 수급 안정화를 통해 하류 산업인 플라스틱 및 화학 제품 가격 급등을 억제하고 기업들의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만 수출 제한으로 인해 해외 시장을 상대해 온 정유사들의 수익 구조에는 일시적인 변화가 예상되며, 정부는 향후 수급 상황에 따라 조치 기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