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년 4 월 14 일 오후, 미래에셋증권 거래소에서는 반도체 섹터의 흐름이 뚜렷하게 바뀌고 있었다. 최근 한 달간 투자 수익률 상위 1% 에 해당하는 고수익 투자자들이 SK 하이닉스를 매도하고 삼성전기로 자산을 이동시키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이날 오후 2 시 30 분 기준 초고수들의 순매수 1 위는 삼성전기로 집계되었으며, 이어 두산과 오킨스전자가 뒤를 이었다. 이는 단순한 종목 교체를 넘어, AI 시대에 필요한 핵심 부품 공급망의 변화가 투자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삼성전기의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3.52% 상승한 58 만 8 천 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기에 대한 평가가 급격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0 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삼성전기가 인공지능 시대의 핵심인 실리콘 커패시터와 아지노모토빌드업필름 기판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며, 엔비디아 내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목표 주가를 70 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양승수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이미 기판 시장에서 글로벌 최상급 경쟁력을 확보한 데다, 기판 업체 중 유일하게 수동부품 공급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구조적인 차별화 요인으로 꼽았다.
초고수들의 매수 행렬은 삼성전기뿐만 아니라 두산과 오킨스전자에서도 확인됐다. 두산은 전자 BG 부문의 실적 성장, 특히 서버 ODM 부문에서의 강세로 초고수들의 순매수 2 위를 기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1 분기 서버 ODM 출하량이 20% 증가하고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며 목표 주가를 상향했다. 오킨스전자는 반도체 검사용 소켓 사업의 성장성을 인정받아 순매수 3 위를 차지했으며, 현대차증권은 올해 매출 55% 증가와 영업이익 126% 증가를 전망했다. AI 서버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 추세 속에서 관련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면서 시장 평가가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번 포트폴리오 재편은 단순한 테마 쏠림을 넘어, 반도체 산업의 하부 구조가 어떻게 변모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과거에는 메모리 반도체 대장주인 SK 하이닉스가 시장의 중심이었으나, 이제는 AI 서버에 필수적인 기판과 수동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로 투자 초점이 이동했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반도체 섹터 내에서 제품 믹스 개선과 공급망 강화 역량을 갖춘 기업들이 더 높은 시장 평가를 받을 것임을 예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