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투자 수익을 주택 구매 자금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30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거래 신고 규정을 개정해 자금조달계획서에 ‘가상화폐 매각대금’을 별도 항목으로 명시한 이후, 처음으로 집계된 수치가 이를 뒷받침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종양 의원이 입수한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월 10일부터 3월 31일까지 제출된 주택 취득 자금조달계획서 중 가상화폐 매각 내역을 기재한 건수는 총 324건에 달했다.
이 중 30대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체 신고 건수 중 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70.7%인 229건으로, 다른 연령대를 압도했다. 금액으로 따져보면 30대가 주택 매수 자금으로 활용한 가상화폐 매각 대금만 103억 1000만 원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가 54억 9500만 원, 20대가 11억 8500만 원 순으로 집계되며, 30대가 가상화폐 수익을 부동산 시장 유입의 주축으로 삼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하지만 30대의 전체 주택 취득 자금에서 가상화폐가 차지하는 비중은 0.1%에 그쳐 여전히 주류 자금원은 아니라는 점도 함께 읽혀야 한다. 부동산 처분 대금, 금융기관 예금, 증여 및 상속, 주식·채권 매각 대금 등이 여전히 자금 조달의 주요 경로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가상화폐가 30대의 주거 자금 마련에 있어서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2026년 2월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매도 시점과 거래 내역, 원화 환전 여부까지 상세히 기재해야 하는 규제가 적용되면서 데이터의 정확성이 높아진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시장의 강세 지속 여부에 따라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자금 유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코인과 주식 투자를 활발히 하는 20·30대를 중심으로 향후 수익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대출 규제가 지속되는 현 상황에서 가상화폐나 주식 처분을 통해 주택 자금을 마련하는 사례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자산 포트폴리오의 변화가 주거 시장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