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경호처의 행보가 ‘사병화’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대통령 경호처 폐지와 경찰 이관 법안이 국회에 발의된 것이 최근 가장 뜨거운 이슈다. 이 법안은 단순히 조직 개편을 넘어 권력 구조의 투명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지만, 실제 집행 시 발생할 수 있는 공백과 효율성 저하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경찰청은 아직 찬반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조용히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정권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기존 경호처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법안 통과 전 불필요한 의견 표명을 자제하자는 내부 분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대통령 직속 기구가 아닌 경찰이 경호를 담당하는 것이 미국을 포함한 주요 7개국(G7)의 일반적인 추세라고 지적한다. 권력 남용 우려가 대통령 직속 기구보다 견제 장치가 있는 경찰에서 더 적을 수 있다는 논리가 주를 이룬다. 특히 비상계엄 시 경호처가 비화폰을 관리하며 권한을 강화했던 사례를 들며, 독립적인 경찰 조직이 경호를 담당할 때 권력 기관처럼 변질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이는 과거 경호처가 가진 과도한 권한에 대한 사회적 반작용이 법안 발의로 이어진 배경을 잘 설명해 준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이론적 장점보다 실질적인 운영 리스크를 더 크게 보고 있다. 경호처는 군과 유사하게 팀 단위 표준작전절차(SOP)가 촘촘하게 짜여 있으며, 수천 번의 훈련을 통해 호흡을 맞춘 전문가들이 근접 경호 시 척수반사적으로 행동하도록 훈련되어 있다. 경찰로 이관될 경우, 1선 경호관들의 이탈 가능성이 높고 기존 SOP를 다시 구축하는 데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아베 전 일본 총리 피살 사건처럼 근접 경호 시 즉각적인 방패 역할을 수행하는 능력은 반복 훈련이 필수적인데, 경찰 조직의 특성상 엄폐물 확보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어 VIP 보호 역량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또한 지휘 체계의 불일치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경호처는 차관급 처장과 고공단 1급 차장이 국방부나 국정원 같은 상급 기관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위상을 가지고 있다. 만약 경찰로 이관되면 치안감 급인 경찰 본청 국장 수준으로 격하되면서, 국방부나 국정원 직원들을 지휘하거나 조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20 대 중반의 젊은 경위가 40 대 경사의 명령을 받아야 하는 등 계급과 연차 간의 괴리가 발생할 수 있어 조직 내 자존심 상함과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전망이다. 영국처럼 별도의 경호 트랙을 분리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순환 보직이 원칙인 경찰 조직 특성상 이를 적용하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
이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법안이 국회에서 어떻게 심의될지, 그리고 경찰 내부에서 구체적인 운영 방안이 어떻게 마련될지다. 단순히 조직 이름을 바꾸는 것을 넘어, 경호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권력 견제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SOP 가 정립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경호처와 경찰 간의 인력 교류나 연수 프로그램이 어떻게 재편될지, 그리고 예산 제약 속에서 최신 장비가 어떻게 교체될지도 향후 흐름을 가늠할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