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소형 OLED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중국 경쟁자들의 추격을 막아내며 점유율 반등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산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통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2024년 62.3%에서 지난해 64%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는 2020년 85.5%를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던 흐름이 꺾인 첫 번째 사례로,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시장 공세가 한계에 부딪히면서 나타난 구조적 변화로 해석된다.
이번 반등의 핵심 배경은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기술적 우위와 주요 고객사의 공급망 재편이 맞물린 결과다. 애플의 아이폰 17 시리즈 생산 과정에서 중국 BOE가 기술적 난관에 직면하며 양산을 중단하자, 삼성디스플레이가 그 공백을 메우며 물량을 소화했다. 또한 일본 재팬디스플레이가 애플워치용 OLED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LG디스플레이가 해당 물량을 전량 인수한 점도 한국 기업들의 점유율 회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OLED 침투율이 70% 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장악한 것은 시장 전체의 판도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했다.
중국 기업들의 전략적 한계도 한국 기업들의 반등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중국 기업들은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중저가 OLED 확대를 통해 성장해왔으나, 이제는 하이엔드 시장 진입을 위한 기술적 장벽에 부딪힌 상태다. BOE, 비전옥스, CSOT 등 주요 중국 기업들의 합산 점유율은 2024년 37% 에서 지난해 35.9% 로 소폭 하락했다. 중국 측이 점유율을 더 확대하려면 고사양 제품군으로 진입해야 하는데, 한국 기업들이 파인메탈마스크(FMM) 증착 기술 등 핵심 기술을 앞세워 이 시장을 견고하게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시장 흐름은 하반기 출시될 아이폰 18 시리즈의 공급망 구성에 따라 더욱 명확해질 전망이다. 고급형 모델인 프로, 프로맥스 및 폴더블 아이폰에 한국 기업들이 전량 공급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 점유율 반등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지속 가능한 추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기업들이 중저가 시장에서의 성장 동력을 잃고 하이엔드 공략에 실패할 경우,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기술적 해자 강화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한 시장 점유율 숫자의 변화를 넘어, 글로벌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한국이 다시 한번 주도권을 잡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