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풀사이즈 픽업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변화가 포드에서 시작되었다. 포드는 2027 년형 슈퍼 듀티 라인업에서 기존 6.8 리터 가솔린 V8 엔진을 완전히 퇴출시키고, 대신 7.3 리터 ‘고질라’ V8 엔진을 기본 사양으로 채택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단순히 엔진 배기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대형 트럭 시장에서 ‘더 큰 엔진이 표준이 되는 시대’가 왔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과거에는 고출력 엔진을 원하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했지만, 이제는 더 강력한 동력원이 입문형 모델의 기본 옵션으로 내려앉은 셈이다.
이번 변경의 핵심은 성능의 하향 평준화가 아닌, 기본 성능의 상향 평준화에 있다. 새로 기본 사양이 되는 7.3 리터 고질라 엔진은 최대 430 마력과 485 파운드-피트의 토크를 발휘한다. 이는 기존 6.8 리터 엔진이 내던 405 마력과 445 파운드-피트 토크보다 각각 25 마력과 40 파운드-피트 더 강력한 수치다. 포드는 소비자가 추가 비용 없이도 더 높은 견인력과 가속력을 누릴 수 있도록 엔진 라인업을 단순화하면서도 성능은 높이는 전략을 취했다. 특히 F-250 과 F-350 모델에서 이 변화가 두드러지게 적용될 예정이다.
가솔린 엔진의 개편뿐만 아니라 디젤 엔진 라인업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었다. 포드는 6.7 리터 파워 스트로크 디젤 엔진의 표준 출력 버전을 단종시키고, 고출력 버전만 남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표준 출력 모델이 475 마력과 1,050 파운드-피트 토크를 냈다면, 새로 남는 고출력 모델은 500 마력과 1,200 파운드-피트 토크를 뿜어낸다. 결과적으로 2027 년형 슈퍼 듀티는 가솔린과 디젤 각각 하나의 엔진 옵션만 남게 되어 선택지는 줄어들지만, 각 카테고리별 최상위 성능을 기본으로 제공받는 구조로 재편된다.
이러한 파워트레인 개편은 트레모어 오프로드 패키지 확대나 LED 조명 표준화 같은 외관 및 편의 사양 변경과 맞물려 포드가 대형 트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트레모어 패키지가 XLT, 라리엇, 킹래닛, 플래티넘 등 모든 트림에 적용 가능해지면서, 고급형 모델에서도 오프로드 성능을 쉽게 누릴 수 있게 됐다. 아직 공식 가격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2026 년형에서 7.3 리터 엔진이 옵션으로 적용될 때 추가 비용이 발생했던 점을 고려하면, 2027 년형의 가격 정책은 시장의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포드가 대형 트럭의 기본 성능 기준을 어떻게 재정립할지, 그리고 이것이 미국 픽업 시장의 다른 브랜드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