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 CEO Tim Cook looks on as 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in the Oval Office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n August 6, 2025 to announce that Apple will invest an additional $100 billion in the United States, taking its total pledge to $600 billion over the next four years. (Photo by Brendan SMIALOWSKI / AFP)
기술계의 거인 두 명이 서로 등을 돌리는 순간은 언제나 파장을 일으키지만, 이번 오픈AI와 애플의 갈등은 그 파장이 특히 깊게 파고들고 있다. 불과 2 년 전만 해도 시리와의 결합을 통해 AI 시대를 연다는 기대감이 가득했던 양사의 관계가, 이제는 법적 공방을 준비할 정도로 급격히 냉각된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오픈AI는 애플이 아이폰 내부에 챗GPT 기능을 부각하는 데 소홀했다고 판단, 외부 로펌을 선임해 소송을 검토 중이다. 이는 단순한 불만 표출을 넘어, 초기 합의했던 시나리오가 완전히 빗나갔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신호다.
사실 관계의 균열은 표면적인 통합 부족에서 시작해 수익 모델의 실패로 이어졌다. 오픈AI 측은 애플이 챗GPT 를 운영체계에 심층적으로 통합하고 주요 위치에 배치해 사용자 접근성을 높여주기를 기대했으나, 실제 구현 방식은 브랜드 평판에 타격을 줄 정도로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더 큰 문제는 금전적 성과였다. 연간 수십억 달러의 구독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했던 협력 관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오픈AI 임원은 “애플은 성실한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는 파트너십이 단순한 기술 결합을 넘어 비즈니스 성과에 대한 책임감 있는 실행이 동반되지 않을 때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 갈등의 배경에는 애플의 전략적 선택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오픈AI 가 애플을 고소하는 시점과 맞물려 애플은 구글의 제미나이를 자사 기본 AI 모델로 낙점하며 오픈AI 를 배제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시리를 통한 AI 호출도 챗GPT 외에 다른 모델로 확대할 방침인 만큼, 양사는 이제 협력 관계에서 경쟁 관계로 급선회했다. 특히 오픈AI 가 애플 디자인의 상징인 존니 아이브의 스타트업 ‘io’를 인수해 AI 기기 개발에 나서는 등 하드웨어 시장에서도 직접적인 경쟁을 예고한 점은 양사 관계의 단절을 더욱 확고하게 만든다.
이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갈등이 AI 생태계의 지형을 어떻게 바꿀지다. 애플이 제미나이를 선택하며 오픈AI 를 배제한 것은 단순한 모델 교체가 아니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 방식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세우려는 시도다. 오픈AI 역시 애플이라는 거대 플랫폼에 의존하기보다 독자적인 하드웨어 생태계를 구축하며 경쟁력을 확보하려 한다. 사용자에게는 여러 AI 모델이 공존하는 환경이 조성되겠지만, 기업 간 치열한 주도권 다툼은 향후 AI 서비스의 방향성과 접근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이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는 것은 곧 AI 시대의 새로운 판도를 읽는 길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