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의 공동창업자이자 컨센시스 CEO인 조셉 루빈은 최근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 열린 컨센서스 2026 행사에서 한국의 블록체인 생태계 발전 방향에 대해 날카로운 제언을 남겼다. 그는 5 월 5 일부터 7 일까지 개최된 이번 컨퍼런스에서 매일경제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이 국민들의 탈중앙화금융 접근을 막는다면 차세대 글로벌 경제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루빈은 미래 경제 체제가 탈중앙화 프로토콜과 인공지능의 하이브리드 형태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한국이 이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정책적 유연성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글로벌 금융 무대에서 미국 달러가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지배력을 확장해 나가겠지만, 각국은 자신들만의 온체인 자산을 확보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관점에서 루빈은 한국이 반드시 자체적인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개발하고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기존 화폐를 디지털화하는 것을 넘어, 블록체인 네트워크 위에서 자유롭게 유통될 수 있는 독자적인 자산 형태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경제가 글로벌 디파이 시장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제시됐다.
루빈의 주장은 정부 주도의 탑다운 방식보다는 국민들이 먼저 기술을 수용하고 문화를 선도하는 바텀업 방식의 변화를 요구한다. 그는 “국민이 먼저 기술을 사용하고 문화를 선도한다면 정부는 결국 국민의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며, 정부가 앞서 나서서 이끌어주기만을 기다리기보다 민간 주도의 혁신을 허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본질적인 탈중앙화 철학을 한국 시장에 적용할 때 가장 효과적인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그의 신념을 반영한다.
이러한 제안은 한국 금융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한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대한 수요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루빈은 이미 이더리움 인프라스트럭처 개발사인 컨센시스를 통해 메타마스크 같은 핵심 지갑 서비스를 공급해 온 만큼, 한국 시장의 온체인 자산화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독자적인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구축할지, 아니면 글로벌 흐름에 뒤처질지는 향후 몇 년 내 정책적 결정과 시장의 반응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