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 'ADEX 2025'에서 한화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초저궤도 SAR 위성 VELO SAR을 살펴보고 있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서울 ADEX 2025는 전세계 35개국 600여개 업체가 참가해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관련 첨단 기술과 장비 등을 대거 선보인다.
위성 산업의 지형이 정부 주도의 대형 프로젝트에서 민간 주도의 소형 위성 군집 배치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화시스템이 최근 공개한 전자부품 품질보증 체계는 단순한 기술 발표를 넘어, 상용 기성품 부품을 우주라는 극한 환경에 안정적으로 투입하기 위한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거에는 우주 전용 부품을 사용해야만 했지만, 개발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자동차나 산업용 기기에 쓰이는 상용 부품을 활용하는 추세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상용 부품을 우주에 적용할 때 가장 큰 변수는 방사선 환경이다. 지구 궤도에서는 지상에서 정상 작동하던 부품이 예상치 못한 성능 저하를 겪거나 수명이 급격히 단축될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품 선정 단계부터 발사 직전까지 전 주기에 걸친 엄격한 검증 절차를 도입했다. 표준 부품과 비표준 부품을 분류하고, 방사선 내성 시험이 필요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등 체계적인 접근법을 적용했다. 특히 납기가 긴 필수 부품은 초기 단계에서 빠르게 검증하고, 비행 모델 제작 전에는 모든 스크리닝과 입고 검사를 완료하도록 하여 프로젝트 전체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실제 현장 경험에서 드러난 데이터는 이 검증 체계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과거 수행한 네 개 프로젝트를 분석한 결과, 부품 선정 단계에서는 이물질 혼입이나 균열, 납땜 불량 등이 발견되었고, 입고 검사 단계에서는 마킹 오류나 규격 불일치 부품이 반입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조립 및 시험 단계에서야 비로소 메모리 비트 에러나 부품 열화가 확인되는 경우로, 불량이 발견되는 시점이 늦어질수록 수습에 드는 비용과 시간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위성 개발 경험이 있는 기업과 없는 기업 간의 전자부품 이해도 차이가 상당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품질보증 체계는 한화시스템이 독자 개발 중인 소형 합성개구레이더 위성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레이더 신호를 활용해 날씨와 무관하게 지상을 관측할 수 있는 이 위성은 안보, 재난 감시, 자원 탐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또한 한화시스템은 위성의 정밀한 자세 제어를 위한 관성항법장치 핵심 부품인 광섬유 자이로스코프 제작 기술도 보유하고 있어, 단순한 부품 조립을 넘어 핵심 부품 자체를 개발하는 역량을 갖췄음을 보여준다. 향후 민간 우주 산업이 본격화되면서 상용 부품을 어떻게 신뢰성 있게 검증하느냐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될 것이며, 한화시스템의 이 같은 접근 방식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