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철원군 한 은행 창구에서 보이스피싱 사기단의 수거책으로 추정되는 60대 남성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달 13일, A씨는 은행 창구에서 5000만원 상당의 수표를 제시하며 조직에 송금하려다 은행원의 의심을 사게 됐다. 평소와 다름없는 평범한 입출금 절차처럼 보였으나, 은행원은 A씨가 제시한 수표의 발행처와 자금 흐름에 대해 의문을 품고 즉각적인 확인에 나섰다.
핵심은 은행원의 재빠른 대처와 날카로운 직감에 있었다. A씨가 수표를 건네며 “수표 어디서 났어요?”라는 단순하지만 결정적인 질문을 받자, A씨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답변을 주저했다. 이 짧은 대화가 A씨가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모으는 수거책이라는 사실을 폭로하는 단초가 됐다. 은행원은 A씨의 태도 변화와 수표의 특이한 점을 즉시 파악하고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는 절차를 밟았다.
이번 사건은 보이스피싱 사기단이 피해금을 현금화하거나 다른 계좌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은행 창구를 주요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사기단들은 보통 여러 명의 수거책을 투입해 소액으로 나눈 자금을 모으거나, 특정 시점에 대량으로 인출하는 방식을 취하는데, 이번 A씨 역시 5000만원이라는 상당한 금액을 한 번에 처리하려다 발각된 사례다. 은행 창구에서의 미세한 행동 변화나 자금 출처에 대한 설명 부족이 사기 수거망의 허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원경찰청은 이번 적발로 보이스피싱 피해금의 최종 수취 단계에 있던 수거책의 신원을 확보하게 됐다며, A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건은 금융권 종사자들의 예리한 감각이 사기 수거망을 무너뜨리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시사한다. 단순한 창구 업무 처리를 넘어 자금의 출처와 흐름을 꼼꼼히 살피는 은행원의 노력이 피해 회복과 사기 단속의 첫걸음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