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유 모빌리티 시장의 판도가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그동안 10 분 단위의 단기 카셰어링과 주·월 단위 대여 서비스로 시장을 장악해 온 쏘카가 이제 장기 구독 시장으로 본격적인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쏘카가 화이트큐의 전기차 구독 서비스 ‘패러데이’의 영업권을 양수하기로 기본 합의를 체결했다는 소식은 단순한 기업 간 거래를 넘어, 이동 수단의 소유 개념을 재정의하는 중요한 신호로 해석된다. 이번 인수는 상반기 내 최종 계약 체결을 목표로 진행되며, 쏘카가 기존 서비스 라인업에 장기 구독 모델을 추가하여 통합 차량 구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패러데이는 2024 년 1 월 출시된 월 단위 전기차 구독 서비스로, 최대 84 개월까지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장기 모델을 운영해 왔다. 특히 모든 운용 차량이 구독 계약 상태이며 평균 구독 기간이 76 개월에 달할 정도로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었다. 쏘카는 이 같은 운영 시스템과 고객 계약, 그리고 약 550 대에 이르는 차량을 넘겨받음으로써 1 시간부터 7 년까지 이어지는 전 구간을 아우르는 ‘풀스택 모빌리티’ 전략을 완성하게 된다. 이는 기존에 단절되어 있던 단기 이용과 장기 보유 사이의 간극을 메우며, 소비자가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차량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번 인수의 핵심 가치는 전기차 포트폴리오의 질적 향상에도 있다. 패러데이 운용 차량의 약 90% 가 전기차이며, 그중 대부분이 테슬라 모델 3 와 모델 Y 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쏘카는 이미 지난 3 월 감독형 완전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테슬라 모델 S 와 X 를 구독 라인업에 추가한 바 있어, 이번 인수를 통해 테슬라 중심의 고급 전기차 구독 경쟁력을 대폭 강화할 전망이다. 소비자는 이제 단기간의 체험을 넘어 장기적으로 최신 전기차 기술을 경험하고 소유하는 것과 유사한 혜택을 구독 형태로 누릴 수 있게 된다.
모빌리티 산업의 흐름은 이제 단순한 ‘이용’을 넘어 ‘소유와 구독의 경계 허물기’로 이동하고 있다. 쏘카의 이번 행보는 자동차 구독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플랫폼 기업들이 서비스의 깊이와 폭을 동시에 확장해야 생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쏘카가 어떻게 기존 단기 이용자와 장기 구독자 간의 시너지를 창출할지, 그리고 테슬라 기반의 전기차 구독 모델이 국내 시장에서 얼마나 확장될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이는 소비자에게는 더 유연한 이동 옵션을, 산업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표준을 제시하는 중요한 시발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