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시즌 극적인 반전과 사건 사고로 전 세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스포츠가 있다. 바로 포뮬러 원, 일명 F1 이다. 최근 출간된 신간 ‘F1 더 포뮬러’는 단순한 경기 결과 나열을 넘어 70 여 년에 걸쳐 축적된 F1 의 역사와 이를 만든 주요 인물들을 조명하며, 이 종목이 어떻게 세계적인 스포츠 산업으로 자리 잡았는지 구조적으로 분석한다.
책은 규칙 변화와 기술 경쟁, 팀 운영 방식, 그리고 상업화 과정까지 두루 짚어가며 F1 의 성장을 설명한다. 특히 독자의 흥미를 끄는 부분은 드라이버들의 이야기다. 공격적인 레이스 운영으로 ‘천재’라 불린 아일톤 세나와, 계산된 주행과 전략적 판단으로 ‘서킷의 교수’라는 별칭을 얻은 알랭 프로스트의 라이벌전은 지금도 F1 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두 선수의 경쟁이 단순한 순위 다툼을 넘어 맥라렌 팀 내부의 권력 다툼, 규정 해석, 그리고 충돌 사고 논란까지 얽혀 있었다는 점을 책이 상세히 밝히고 있다.
현대 F1 의 지배자로 꼽히는 루이스 해밀턴의 사례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그의 연이은 우승이 단순히 개인 기량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메르세데스 팀의 조직 운영과 엔진 기술, 공기역학 설계, 레이스 데이터 분석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완성한 장기 지배 체제의 결과임을 책은 강조한다. 한 명의 스타가 시대를 대표하지만 그 배경에는 이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팀 시스템이 존재했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 주장이다.
F1 이 세계 최고 수준의 스포츠 산업으로 성장한 과정에는 버니 에클스턴의 역할이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팀 오너를 넘어 F1 의 상업 구조를 사실상 새로 설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국가별 중계권을 통합해 판매하고, 각 도시와 국가가 레이스 개최권을 두고 경쟁하도록 구조를 짜면서 F1 을 글로벌 흥행 상품으로 변모시켰다. 트랙 위 승부는 드라이버와 팀의 몫이지만, 트랙 밖에서 F1 을 거대한 산업으로 키운 축은 바로 에클스턴의 사업 감각이었다.
이러한 산업화의 성과는 디지털 콘텐츠 시대에 더욱 크게 폭발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F1, 본능의 질주’가 방영되면서 F1 은 다시 한 번 대중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기존 중계 방식이 경기 결과 전달에 그쳤다면, 이 시리즈는 드라이버와 팀의 갈등, 그리고 시즌 전체를 관통하는 서사 구조를 영상 콘텐츠로 재구성하여 젊은 팬층을 빠르게 유입시켰다. 신간은 이러한 흐름을 통해 F1 이 단순한 속도 경쟁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진화해 온 과정을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