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기후 변화 대응의 선두주자로서 청정에너지 전환을 주도해 왔습니다. 구글은 2030 년까지 전 운영을 풍력이나 태양광 같은 청정 전력으로 충당하고 순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같은 시기에 탄소 제거량이 생성량을 초과하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당시만 해도 이들은 환경 보호를 위한 기술 혁신의 상징으로 여겨졌으며, 재생 에너지 구매량도 매년 기록을 경신해 왔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열풍이 거세게 불어닥치면서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AI 모델을 구동하기 위한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적으로 속속 들어서면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들이 과거에 세웠던 탄소 중립 목표를 재평가하게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구글은 이제 2030 년 목표를 달성이 어려운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으로 표현하며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초기의 빠른 속도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흥미로운 점은 기업들이 공식적으로 목표를 수정하지는 않았지만, 현실적인 압박 속에서 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전력 공급이 원활한 자원을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2024 년과 2025 년에 청정 에너지 구매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증가하는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구글의 배출량은 약 50% 급증했고, 아마존은 33%, 마이크로소프트는 23% 이상, 메타는 무려 60% 이상 늘어났습니다.
전문가들은 AI 데이터센터가 미국 전체 전력 소비의 약 4.6% 를 차지하던 2024 년을 기점으로 2028 년에는 그 비중이 세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향후 10 년간 국가 전체 전력 사용량이 20% 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올 정도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는 거대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빅테크 기업들이 환경적 이상을 추구하면서도, AI 시대의 물리적 한계 앞에서 실용적인 선택을 강요받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기업들이 어떻게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청정 에너지원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기후 변화 대응의 방향성이 다시 결정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