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기술 커뮤니티를 강타한 화두는 의외로 ‘속도를 늦추자’는 제안이었다. 과거 1 년 전만 해도 코딩 에이전트는 개발자들의 꿈과 같은 존재였다. Aider 나 초기 Cursor 같은 도구들이 단순한 보조자를 넘어, 실제로 전체 프로젝트를 구축할 수 있는 에이전트로 진화하면서 많은 개발자들은 평소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부족해 미뤄두었던 프로젝트들을 자유롭게 완성해 나갔다. 특히 크리스마스 휴가 기간 동안 앤스로픽과 오픈AI 가 배포한 무료 토큰들은 많은 이들에게 에이전트 코딩의 마법을 체험하게 했으며, 이는 마치 중독성 있는 슬롯머신처럼 사람들을 끌어모았다.
하지만 1 년이 지나자 분위기가 급변하기 시작했다. 에이전트가 프로덕션 코드베이스에 본격적으로 투입되면서 소프트웨어의 전반적인 질이 급격히 떨어졌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다. 현재 소프트웨어는 98% 의 가용성을 보이는 것이 오히려 예외가 아닌 평범한 일이 되었으며, 사용자 인터페이스에는 QA 팀이 놓칠 법한 기이한 버그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에이전트가 등장하기 전부터 존재하던 문제라기보다, 에이전트 도입 이후 그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학습 없는 복합적 실수’가 누적되는 양상이다. 에이전트가 생성한 코드는 종종 메모리 누수나 UI 결함, 기능 파손 등 치명적인 결함을 내포하고 있다. 어떤 기업들은 자사 제품의 코드가 100% AI 에 의해 작성되었다고 자랑하지만, 실제로는 그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마치 2010 년대 애플이 추구했던 ‘그냥 작동한다’는 철학이, 현재는 ‘작동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으며 우리는 그걸 신경 쓰지 않는다’는 태도로 변질된 것과 유사하다.
이러한 흐름은 기술계의 거대한 흐름을 반영한다. 거대 기술 기업들이 저작권법 위반과 같은 문제를 무마해 온 것처럼, 시장 지배력을 가진 기업들은 경쟁 부재로 인해 낮은 품질의 서비스를 방치해 왔다. 이제 AI 에이전트를 통해 개발자 1 명을 10 명으로 대체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소프트웨어의 취약성을 심화시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술의 발전이 무조건적인 속도 향상을 의미하지 않으며, 오히려 ‘의도적인 느림’을 통해 코드 품질과 유지보수성을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앞으로는 에이전트가 단순히 코드를 생성하는 것을 넘어, 생성된 코드의 맥락을 이해하고 장기적인 안정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진화할지, 아니면 더 많은 ‘보부아’를 양산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