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출렁임 속에 가계대출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출 규제라는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은행권 가계대출이 지난 3월 넉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시장이 규제 장벽을 뚫고 새로운 자금 수요를 만들어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제2금융권의 움직임이다. 상호금융과 보험사 등을 중심으로 한 제2금융권의 대출 증가폭이 은행권보다 더 컸다. 이는 주된 자금줄인 은행의 문이 다소 좁아지자, 서민과 중산층을 중심으로 대체 자금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결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은 전체 가계부채의 규모를 다시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예금 유출입이 활발해진 것도 가계대출 증가의 배경으로 읽힌다. 증시가 출렁일 때 투자 심리가 자극받아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 현상이 다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3월 한 달간 가계대출이 넉 달 만에 증가 전환한 것은 단순한 통계적 반등을 넘어, 가계 부채 구조의 변화를 예고하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