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이 전 세계 농업 공급망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운송비가 급등하면서 연료와 비료 가격이 치솟자,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농가들이 수확 자체를 포기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확 비용이 생산 가격을 웃돌면서 차라리 밭에서 작물이 썩는 것이 낫다는 절망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운송비 폭탄으로 불리는 현상은 화주와 선사 간의 소송전으로까지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 불안정해진 이후 선박 한 척당 운송비가 60억 원 수준으로 치솟았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농산물 수출입을 담당하는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운송 비용의 증가를 넘어, 비료와 농약 등 필수 자재의 공급 차질로 이어지며 농사 자체를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로 발전했다.
현재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지역에서는 파종 면적이 줄고 수확량이 감소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이들 지역의 식량 안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비록 정확한 수확량 감소 폭이나 향후 가격 변동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중동 전쟁의 여파가 아시아 농업 현장에 미친 영향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