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향수 기업 인터퍼퓸의 전 직원 프레데릭 데스나르는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하며 직장 내 괴롭힘의 새로운 형태를 입증해냈다. 그는 4 년 동안 핵심 업무에서 배제된 채 하루 20~40 분 내외의 단순 잡무만을 수행해야 했던 상황을 두고, 과로가 아닌 극심한 지루함이 영혼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데스나르는 “지옥 같은 단조로움 속에서 회사가 나를 좀비로 만들었다”며 36 만 유로의 배상을 요구했고, 법원은 이를 인정하여 회사에 4 만 유로의 배상을 명령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적 불만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보어아웃’ 증후군의 대표적 사례로 기록되었다. 보어아웃은 업무량이 부족하거나 내용이 단조로워 발생하는 만성적인 지루함과 무기력증을 의미하며,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통한 업무 자동화가 확산되면서 그 양상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사람이 단순 반복적인 관리 업무만 담당하게 되거나 일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고 변방으로 밀려나는 ‘노동 소외’ 현상이 보어아웃을 부추기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단순히 업무 시간이 짧은 것이 문제가 아니라, 업무의 질적 공백이 직원의 정신적 건강을 해치고 조직 전체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새로운 경영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조직과 개인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직무 재설계와 피드백 체계 확립 등 조직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루함이라는 보이지 않는 적으로부터 직원을 보호하고, 변화하는 업무 환경에 맞춰 일의 의미를 재정의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