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주거 만족도를 지역별로 살펴보면 놀라운 양극화 현상이 드러난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집값을 기록하는 강남구 주민들의 가장 큰 불만은 놀랍게도 ‘주차’ 문제였다. 압구정 현대 아파트를 비롯한 재건축이 추진되는 구형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는 강남의 특성상, 차량 보유 증가에 비해 주차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주차지옥’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다. 반면, 지형이 험한 성동구 주민들은 경사로로 인한 이동 불편을 가장 큰 주거 불만으로 꼽았다. 언덕이 많은 지역 특성상 일상생활에서의 접근성과 이동 편의성이 떨어지는 점이 주민들의 체감 불만족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단순히 집값의 높낮이만으로 주거 환경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강남처럼 경제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라도 기반 시설의 노후화와 공간 부족으로 인해 실거주 만족도는 낮아질 수 있다. 반대로 성동구처럼 지형적 제약이 있는 지역은 물리적 환경이 주거 선택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 전체의 주거 불만 요인을 분석할 때, 지역마다 고유한 구조적 한계가 존재하며 이는 주민들의 일상생활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