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 시장에서 이례적인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되면서 브렌트유 현물 가격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40달러 선을 돌파했다. 특히 금융 시장에서 거래되는 선물 가격보다 실제 현장에 인도되는 현물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치솟으면서, 당장의 공급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현지 시간 2일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141.36달러까지 급등했다. 현물 가격은 향후 10일에서 30일 이내에 인도될 원유에 대한 수요를 반영하는 것으로, 이날 전장 대비 7.78% 상승한 수치다. 같은 날 브렌트유 6월물 선물 종가가 109.03달러로 마감한 점을 고려하면 현물 가격은 약 32.33달러나 높은 수준이다. CNBC는 이러한 현물 가격의 급등세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실물 원유 공급의 심각한 부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 형성된 선물 가격이 실제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암리타 센 에너지 애스펙츠 설립자는 투자자들이 상황을 그리 심각하지 않게 여기는 잘못된 안도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으며, 금융 시장이 여러 측면에서 공급 부족을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워스 셰브론 최고경영자 역시 시장이 부족한 정보에 기반해 움직이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실제 공급 차질 규모를 선물 가격이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향후 유가 전망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공급 차질이 5월 중순까지 지속될 경우 유가가 단기적으로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에는 150달러를 넘어설 위험도 존재한다는 전망까지 포함될 정도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