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가 청년들을 대상으로 전세사기 위험을 미리 예측해주는 인공지능 기반 분석 보고서를 도입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집 주소만 입력하면 해당 주택의 전세사기 위험도를 산출해 주는 이 행정 서비스의 핵심 기술은 민간 프롭테크 기업인 한국부동산데이터연구소가 운영하는 내집스캔에서 나왔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81% 가 경험이 부족한 2030 청년층에 집중된 현실을 고려할 때, 공공기관이 민간 기업의 정교한 기술을 빌려 사전에 피해를 막으려는 시도는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내집스캔은 부동산 계약 전후의 안전도를 정밀하게 진단하는 서비스로, 초기에는 한국의 복잡한 임대차 제도를 잘 모르는 외국인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시작되었다. 한국부동산데이터연구소의 한승민 공동대표는 외국인들의 사기 피해 해결을 목표로 사업을 시작했으나, 시장을 깊이 파고들면서 내국인들도 등기부등본만 믿고 계약했다가 깡통전세나 전세사기 피해를 입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등기부 외의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상당수의 사기를 미리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이 사업 확장의 동력이 되었다.
이 서비스는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부동산 안전도의 표준을 정립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누적 분석 보증금액이 120 조 원을 돌파하며 국내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기업 간 거래 제휴 회원은 300 곳을 넘었으며 리포트 분석 요청 건수 역시 100 만 건을 달성했다. 특히 기업 복지 시장에서의 성과가 두드러지는데,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그룹 내 부동산 계약 시 내집스캔 리포트를 기본으로 포함하고 있으며, 공유오피스 스파크플러스 역시 입주사 임직원을 위한 복지 차원에서 제휴를 맺었다. 임직원의 주거 안정이 기업의 생산성과 직결된다는 인사 담당자들의 인식 변화가 서비스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내집스캔이 시장에서 신뢰를 얻은 비결은 직관적인 수익 모델과 차별화된 데이터 분석력에 있다. 계약 전 안전 검진을 위한 리포트 수수료, 계약 후 등기 변동 사항을 추적하는 월 구독 서비스, 그리고 보증보험 가입 등 부가 서비스 연계 수익으로 구성된 수익 구조는 예방 의학 모델을 부동산 거래에 적용한 것과 같다. 핵심 경쟁력은 4 년 이상 축적한 독자적인 안전도 스코어링 모델로, 단순한 등기부등본 확인을 넘어 다주택 추정 정보, 선순위 채권 예측, 악성 임대인 이력 등을 교차 검증한다. 특히 다가구 주택처럼 호수별 개별 등기가 불가능한 경우, 기존 거주자들의 보증금 규모를 인공지능을 통해 추정해 내며 임대인의 다주택 보유 정보까지 제공해 악성 무자본 갭투기 가능성을 평가한다.
물론 성장 과정에는 법적 규제라는 장벽도 존재한다. 임대인의 체납이나 연체 정보, 국세 완납 여부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본인 동의가 필수적인데, 현재는 임대인 동의가 없을 경우 공개된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해 위험도를 분석하고 있다. 임대인의 개인정보 보호와 임차인의 재산권 보호, 알 권리 사이에서 균형을 잡은 법 개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부동산 거래의 모든 곳에 안전도 리포트가 첨부되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도전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