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의 여파가 의료계까지 미치며 필수 의료 소모품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나프타 등 석유류 원자재 공급이 불안정해졌고, 이에 따라 주사기와 수액팩을 비롯한 의료용 플라스틱 제품의 가격이 급등했다.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주사기, 수액팩, 튜브, 비닐장갑, 약 포장지 등은 대부분 나프타를 중합해 만든 합성수지로 제작되기 때문에 원유 가격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업체들은 단가 인상에 나섰으며, 그 폭은 제품마다 10%에서 30%에 이른다. 한 의료기기 도매업체는 4월부터 라텍스 및 니트릴 장갑 가격을 30% 인상하고, 일회용 주사기는 20% 이상 올린다고 거래처에 통보했다. 공급 단가가 오르는 것은 물론 수급 자체가 불안정해지면서 시장에는 사재기 조짐도 포착되고 있다. 일부 전문 쇼핑몰은 주사기 생산량 감소로 주문이 집중되면서 정상 출고가 어렵다며 구매 수량 제한을 적용하겠다고 공지했고, 여러 매장에서 일회용 주사기가 일시 품절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의료 업계 전반에 혼란과 불안이 가중되자 정부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는 수급 차질이 예상되는 의료기기와 의약품 가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사재기 등 불법행위를 단속하기로 결정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업계의 우려와 전략적 비축 및 관리의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품목과 가격을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공급 불균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의료계의 부담은 당분간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