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현대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코뿔소와 유니콘’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관람객이 직접 서사를 완성해 나가는 독특한 형식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동화나 고전 설화가 가진 익숙한 해피엔딩을 뒤집어 새로운 해석을 시도하는 작가들의 시도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전시의 핵심은 전통적인 이야기 구조를 해체하고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데 있다. 예를 들어 토끼의 간을 구해야 한다는 고전적 명제를 두고, 힘으로 빼앗는 방식 대신 물이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살아야 한다는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이는 물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토끼의 본질을 강조하며, 기존의 강압적인 서사를 유연한 삶의 태도로 바꾸어 놓는다.
이처럼 고전을 재해석하는 작업은 단순히 이야기를 바꾸는 것을 넘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새로운 문화적 실험으로 평가받는다. 관람객이 참여하여 서사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은 수동적인 감상을 능동적인 경험으로 전환시키며, 고전 문학이 가진 다양한 층위를 현대인에게 새롭게 전달하고 있다. 부산현대미술관의 이번 시도는 동화와 고전이 가진 고정된 이미지를 깨뜨리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대 사회의 가치관과 어떻게 조응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