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시행된 개정 초·중등교육법은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를 기존의 ‘교과서’가 아닌 ‘교육 자료’로 재정의하며 교육 현장의 판도를 바꾸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같은 법적 근거의 변화는 단순히 용어의 차이를 넘어, AI 기술이 학교 교육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는 방식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다. 특히 이번 개정은 AI 도입의 주도권이 사교육 시장이 아닌 공교육 시스템 내부에서 형성되어야 성공적인 대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다.
기존의 사교육 중심 접근 방식은 개별 학생의 학습 속도나 성향에 맞춘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교육 격차를 심화시키고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한계를 드러냈다. 반면 공교육이 주도권을 잡는다면 표준화된 커리큘럼과 AI 기술을 결합하여 모든 학생에게 균등한 학습 기회를 보장하면서도, 개별화된 학습 경로를 설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교육의 형평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잡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실제 일선 초·중·고교에서는 이번 법제화를 발판으로 AI 디지털 교과서를 활용한 수업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교육 자료로서의 지위를 얻으면서 학교는 더 유연하게 AI 도구를 수업에 접목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교사들의 수업 설계 방식과 학생들의 학습 경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향후 공교육이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여 교육의 질을 높이고 격차를 해소할 것인지에 따라 한국 교육의 미래 모습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