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닛케이아시아의 보도에 따르면, 태국을 비롯한 여러 동남아 정부가 디젤 등 연료 가격 안정을 위해 보조금 지출을 급격히 확대하고 있다. 이는 고공행진하는 유가 속에서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였으나, 장기화될 경우 국가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태국 정부의 경우 디젤 가격 안정을 명분으로 보조금 규모를 늘렸는데, 이는 재정 적자를 키우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동남아 국가들에게 고유가는 곧바로 무역 수지 악화와 재정 부담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정부 보조금이 일시적인 완충재 역할을 할 수는 있으나, 중동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경우 재정 지출은 통제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장에서는 이러한 재정 압박이 국가 신용평가사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쳐 동남아 주요국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번 내려간 신용등급은 다시 올리는 데 상당한 시간과 경제 성장세가 필요하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보조금 정책의 지속 가능성과 재정 건전성 사이에서 신중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에너지 위기가 단순한 물가 상승을 넘어 국가 신용도까지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로 변모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