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테슬라 시장에서 완전자율주행(FSD) 기능을 둘러싼 이질적인 풍경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체 등록 대수 18만여 대 중 합법적으로 FSD를 사용할 수 있는 차량은 고작 2.4%에 불과한데, 이를 우회하려는 시도만 지난달 기준 85건으로 집계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글로벌 자동차 기술의 빠른 진화와 국내 규제 프레임워크 사이의 괴리가 얼마나 심화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러한 현상의 핵심 원인은 미국과 한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안전 인증 면제 조항에서 비롯된다. 미국 생산 모델인 S, X, 사이버트럭은 인증 면제 혜택을 받아 FSD 기능을 탑재할 수 있지만, 국내 판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산 모델은 해당 인증을 충족하지 못해 기능이 잠금 상태에 머물러 있다. 결과적으로 테슬라 소유주들은 동일한 브랜드와 모델을 사용하면서도, 생산지에 따라 기술적 혜택에서 극명한 차별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일부 소유주들은 비공식 외부 장비나 소프트웨어 소스 코드를 활용해 FSD를 강제로 활성화하고 있다. 자동차관리법상 안전 운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임의로 변경하는 행위로 분류되는 이 조치는,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이라는 중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법규 위반 사례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테슬라코리아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대응하고 있지만,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별 차량 소유자 정보를 정부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워 실질적인 단속과 추적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향후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무단 활성화 시도가 단순한 개조를 넘어 제도적 개편의 필요성을 어떻게 자극할 것인가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법제도의 변경 속도를 앞지르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기술 접근권과 안전 규제 사이의 긴장 관계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FSD 기능의 합법적 범위 확대 여부는 향후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의 테슬라 경쟁력과 소비자 만족도를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