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호르무즈해협 통제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이자 전 IMF 부국장인 이재우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기름값이 이제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하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로, 이곳의 통제 여부는 곧 글로벌 공급망의 마비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1973년 오일쇼크 당시 산유국들의 공급 차단이 초래했던 충격과 비교해 볼 때, 현재의 상황은 더 복잡한 변수를 안고 있다. 당시와 달리 오늘날은 비축 수요가 증가한 상태이며, 중동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히 에너지 비용의 증가를 넘어 전 세계 물가 안정과 기업 경영 환경 전반에 직결되는 문제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의 연간 성장률이 최대 0.9%p 하락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제기된 가운데, 반도체 산업이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재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유가 변동에 따른 무역 수지 악화는 피할 수 없는 숙제이지만, 고부가가치 산업의 견조한 성장이 전체적인 경제 지표의 붕괴를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존재한다.
이러한 전망은 향후 몇 년간 에너지 시장이 과거와 다른 구조를 보일 것임을 시사한다. 공급망 재편과 비축량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유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기업들의 원가 관리 전략과 정부의 에너지 안보 정책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다. 중동 정세의 향방에 따라 세계 경제의 흐름이 다시 한번 재설정될 수 있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