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시아의 뜨거운 모래바람 속으로 한국형 고속철이 첫 발을 내디뎠다. 현대로템이 제작한 국산 동력분산식 고속차량이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서 서부의 실크로드 대표 도시인 히바를 잇는 약 1020km의 최장 노선에 투입되며 본격적인 영업 운행을 시작했다. 이는 단순히 해외 한 곳에서의 개통을 넘어, 국내 철도 산업이 20 년 넘게 쌓아온 기술력과 안정성을 글로벌 무대에서 검증받는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록된다. 특히 혹서기와 사막 환경에 대응한 방진 설계 등 현지 맞춤형 기술이 적용된 점이 주목받으며, 단순 수출을 넘어선 현지 적응형 솔루션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 열차가 달리는 구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히바를 연결하는 관광 핵심 루트다. 기존에 동력집중식 차량으로 운행되던 이 노선은 이동 시간이 14 시간 가까이 소요되었으나, 최고 시속 250km 로 달리는 국산 고속철 도입으로 약 7 시간 안팎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승객 편의를 위해 VIP, 비즈니스, 이코노미 등 3 단계 좌석 체계가 도입되었고, 최대 389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용량 편성으로 급증하는 해외 관광객들의 이동 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우즈베키스탄의 교통 인프라 개선은 물론, 실크로드 관광 활성화에 직접적인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번 성공적인 첫 영업은 한국 철도 산업 생태계 전체의 동반 성장 효과를 입증하는 계기가 되었다. 현대로템을 중심으로 국내 600 여 개 철도 부품 협력사가 제작, 납품, 현지 인도까지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다. 민관이 합심해 연구개발과 안정화 단계를 거쳐 온 한국형 고속차량의 국산화 전략이 2024 년 우즈베키스탄 철도청과의 공급 계약을 통해 사상 첫 해외 진출로 결실을 맺은 것이다. 이는 단순한 제품 수출을 넘어, 유지보수까지 포함한 종합 철도 시스템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우즈벡 사례가 향후 국산 고속철의 수출 거점 확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다. 사막이라는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성을 입증한 기술력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 등 유사 기후 조건을 가진 지역으로의 시장 확장에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현대로템이 강조한 대로 국내 부품 협력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유지보수 체계까지 완성해 나간다면, K-철도는 단순한 교통 수단을 넘어 국가 간 연결을 잇는 신뢰의 상징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제 사막을 달리는 KTX 의 여정은 새로운 글로벌 무대로의 도약 신호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