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 당국이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자국 정유 기업 5곳을 상대로 신규 대출 중단을 구두로 지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번 조치는 이란산 원유를 주요 원료로 거래해 온 해당 기업들이 미국의 대외 제재 대상에 오른 것을 직접적인 이유로 삼고 있다. 중국 측이 공식 문서를 통해 발표하기 전, 관계자들을 통해 구두 지침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지며, 이는 금융 시스템 내에서의 즉각적인 자금 흐름 조절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는 단순히 경제 제재에 대한 반발 차원을 넘어, 외교적 무대를 의식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다음 주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앞두고 중국이 자국 기업의 입장을 단단히 다지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특히 정유 산업은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핵심 분야인 만큼,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중국이 자국의 이해관계를 강력하게 내세울 수 있는 카드가 될 전망이다.
금융 당국의 이번 지시는 해당 정유사들의 자금 조달 능력을 제한함으로써 미국 제재의 실질적 영향을 확대하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대출이 끊기면 기업들은 기존 부채 상환과 운영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량 조절이나 거래 구조 변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금융 수단을 동원한 것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으나, 이번처럼 구체적인 기업 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구두 지침은 이례적인 강경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중국과 미국 간의 에너지 및 무역 협상에서 이번 금융 조치의 파장이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기간 중 양국 정상회담에서 이란산 원유 문제나 관련 제재 해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경우, 중국이 내세운 이 금융 압박 수단이 협상 카드로 활용될지, 아니면 추가적인 보복 조치로 이어질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금융 규제를 넘어, 미중 간 에너지 패권 경쟁의 새로운 국면을 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