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인공지능 시장이 지난 10 년 사이 11 배 이상 성장하며 연간 3 조원 규모에 육박했다는 소식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단순히 숫자가 커진 것을 넘어, 이 성장세가 공공 서비스의 질을 어떻게 바꿀지, 그리고 그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15 년부터 2024 년까지 공공 AI 관련 용역 계약 금액은 2,443 억원에서 2 조 8,207 억원으로 급증했고, 계약 건수 역시 5.5 배 늘어난 1,215 건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정보통신기술 용역 전체 시장에서 AI 가 차지하는 비중이 11.78% 에 달할 정도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숫자 뒤에 숨겨진 구조적 편중이 시장의 건강성을 의심하게 만듭니다. 시장 규모가 커진 배경에는 국방부 지능형 플랫폼 구축이나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법률서비스 플랫폼 같은 초대형 사업들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기관과 준정부기관의 건당 평균 계약 금액이 20 억 원에서 23 억 원 수준인 반면, 지자체는 10 억 원대에 그쳤습니다. 특히 지자체의 경우 전체 AI 사업 중 기존 시스템 유지관리가 절반에 가까운 48.6% 를 차지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거나 고도화하는 데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공급 측면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격차는 더욱 뚜렷해집니다. 중소기업이 전체 계약 건수의 87.6% 를 수주했지만, 건당 평균 계약 금액은 12 억 원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대기업 25 개사의 평균 계약 금액은 110 억 원으로 중소기업의 9 배나 되었습니다. 이는 시장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기술 혁신과 수익은 소수의 대형 기업과 중앙 부처에 집중되는 양극화 구조를 고착화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초기에는 단순한 기능 적용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챗봇, 기계학습, 딥러닝 등 서비스 개발과 운영 단계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고도화 흐름에서 뒤처질 수 있는 주체는 분명해 보입니다.
가장 우려되는 지점은 생성형 AI 전환 속도의 차이입니다. 챗GPT 등장 이후인 2023 년과 2024 년, 공공 부문에서 생성형 AI 도입 계약은 총 66 건에 그쳤으며, 이는 전체 AI 계약의 3.5% 에 불과합니다. 생성형 AI 중심의 기술 전환 흐름에서 지자체와 중소기업이 뒤처질 경우, 결국 국민들이 체감하는 공공 서비스의 품질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앞으로는 단순한 시장 규모 확대를 넘어, 어떻게 하면 중소 규모의 지자체와 기업이 생성형 AI 기술을 효과적으로 도입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서비스 불평등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