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부동산 전문 기관인 부동산 R114에 따르면 임대용을 제외한 내년 서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 1349가구로 확인됐다. 이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3년간 서울 연평균 입주 물량이 1만 322가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과 맞물려, 직전 3년 평균치인 2만 5020가구와 비교했을 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공급 절벽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급 부족 우려는 착공과 인허가 감소라는 선행 지표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서울 주택 인허가 실적 누계는 3817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7627가구에 비해 절반 가량 급감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인허가 감소가 향후 착공 및 입주 물량 감소로 직결되는 만큼, 당분간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신규 물량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전세 시장에도 공급 부족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KB 금융연구소는 공급 물량 감소가 전세시장 불안을 키우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공급 감소에 따른 가격 상승 압력도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HUG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제곱미터당 5479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나 상승했다. 이는 전국 평균 상승률인 6.9%의 3배를 웃도는 수치로, 신규 물량 부족이 분양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음을 시사한다. 소비자들은 신축 아파트를 원하지만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가격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는 셈이다.
정부 측은 이러한 공급 감소가 일시적인 현상임을 강조하며 중장기적인 회복 전망을 내놨다. 국토교통부는 2022~2023년 착공 부진의 영향으로 올해와 내년 입주 물량이 감소한 상황이라고 설명하면서, 2028년부터는 3기 신도시 공급이 본격화되면서 입주 물량도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분간 이어질 공급 절벽이 시장 불안과 가격 상승을 어떻게 변형시킬지, 그리고 2028년 회복 시점이 실제 시장 심리에 얼마나 빠르게 반영될지는 여전히 중요한 관전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