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인도 전역 7개 공과대와 손잡고 전기차 기술 개발 생태계를 완성한 것은 단순한 협력 확장을 넘어선 전략적 도약이다. 최근 현대차·기아는 인도 공과대 하이데라바드와 칸푸르, 비스베스바라야 국립 공과대 나그푸르와 테즈푸르 등 4개 대학과 ‘현대 미래 모빌리티 혁신센터’ 공동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4월 마드라스, 델리, 봄베이 등 3개 대학과 먼저 협력 체계를 가동했던 이전의 성과를 이어받아 인도 전역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한 결과물이다. 최상위 공과대 7개교가 참여하게 되면서 현대차·기아의 인도 내 산학 협력 범위는 지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가장 넓은 수준으로 넓어졌다.
이러한 확장 배경에는 배터리와 전동화 분야 핵심 기술 확보에 대한 절실함이 자리 잡고 있다. 참여하는 7개 대학의 우수 인재들은 배터리 성능 최적화, 신소재 연구, 그리고 인공지능 기반 V2G 플랫폼 개발 등 총 39건의 구체적인 산학 연구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특히 현지 특화 배터리 설계와 미래 모빌리티 개발 역량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명확하다. 현대차·기아는 단순히 기술을 수입하는 것을 넘어, 현지 인재들이 직접 참여하여 인도 시장과 기후 조건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6월에는 참여 대학 교수진을 한국으로 초청해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며, 양국 간 기술 교류와 산업 표준 제안을 위한 민·관·학 간담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이러한 기술적 투자는 현대차·기아의 인도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더욱 설득력을 얻는다. 올해 1분기 인도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한 현대차·기아는 현지 전동화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최근 현지 업체 TVS 모터컴퍼니와 맞춤형 3륜 전기차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는 인도라는 거대 시장에서 전기차 기술 표준을 선점하고, 현지화된 제품으로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김창환 현대차·기아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부사가 언급했듯, 지속 가능하고 혁신적인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겠다는 목표는 단순한 슬로건을 넘어 구체적인 연구 과제와 인력 교류로 실현되고 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협력 체계가 실제 제품 경쟁력으로 어떻게 연결될지다. 공동 연구를 통해 확보된 첨단 기술이 글로벌 제품 라인업에 적용되는 시기와 그 효과가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특히 인도 시장의 급격한 전동화 전환 속에서 현지 공과대들과의 협력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와 기술이 향후 전기차 배터리 효율성이나 충전 인프라 표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현대차·기아의 이번 행보는 글로벌 학계와의 협업 범위를 강화하는 동시에, 현지 시장 특성을 반영한 기술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제품 경쟁력을 한층 높여나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