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경제가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혔던 저장과 운송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에너지 흐름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액체 상태로 쉽게 보관하고 이동할 수 있으면서도 발전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암모니아가 차세대 수소 운반체로 급부상한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이 연료를 직접 활용하는 연료전지 기술의 성능과 안정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와 배중면 교수, 그리고 한국세라믹기술원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공동 연구팀은 암모니아 기반 프로토닉 세라믹 연료전지의 핵심인 촉매 기술을 혁신적으로 발전시켜, 무탄소 발전 상용화를 앞당기는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했습니다.
기존 암모니아 연료전지는 연료 내부에서 니켈 기반 소재가 손상되고 반응 속도가 느려져 성능이 떨어지고 수명이 짧아지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타파하기 위해 여러 원소를 혼합해 구조적 안정성을 높이는 고엔트로피 산화물 촉매와, 구동 과정에서 표면에 자발적으로 형성되는 금속 나노입자를 결합한 새로운 구조를 설계했습니다. 밀도범함수이론 분석을 통해 고엔트로피 산화물 구조가 암모니아 분해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 장벽을 낮추고 금속 입자 형성을 촉진한다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결과, 촉매 표면에서 스스로 형성된 금속 합금 나노입자는 단일 금속 촉매보다 훨씬 높은 활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혁신은 구체적인 수치로 증명되었습니다. 새로 개발된 연료전지는 700 도의 고온 환경에서 단위 면적당 2.04 와트의 최대 출력밀도를 기록하며, 손톱 크기 면적에서도 높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입증했습니다. 또한 600 도의 가혹한 조건에서도 255 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성능이 저하되던 기존 문제점을 크게 개선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실험실 수준의 성과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장기간 신뢰할 수 있는 전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높인 의미 있는 도약입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암모니아를 단순한 수소 운반체를 넘어 직접적인 연료로 사용하는 무탄소 발전 시스템의 상용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고엔트로피 산화물과 합금 나노입자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잡은 이번 기술은 차세대 수소 에너지 시스템의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을 잠재력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이 기술이 실제 발전 설비나 이동형 전원 등에 적용되는 과정과 상용화 시점에 따른 비용 경쟁력이 어떻게 변할지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