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스로픽이 최근 공개한 첨단 인공지능 모델 ‘미토스’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글로벌 안보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 모델은 전 세계 은행, 전력망, 정부 시스템을 지탱하는 소프트웨어의 숨겨진 결함을 식별하고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제 AI 보유 여부와 접근 권한이 외교 및 경제 협상력을 결정하는 새로운 패권 요소로 부상했다. 특히 미토스의 경우 한 민간 기업이 사실상 국가급 사이버 자산을 독점하고 있어 그 파장이 더욱 크다는 점이 전문가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앤스로픽은 미토스의 위험 수준이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해 공개 범위를 극도로 제한했다. 현재 외부 접근이 허용된 나라는 미국과 영국 단 두 곳이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세 차례에 걸친 면담을 가졌음에도 모델 접근 방식에 대한 합의를 보지 못한 상태다. 독일 연방정보보안청 청장조차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찾아 직접 설명을 듣는 등 소외된 국가들의 위기감은 날로 커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들 국가의 주요 금융 및 에너지 기관이 미토스와 유사한 소프트웨어를 운영 중인 만큼 잠재적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제사회에는 핵확산금지조약에 준하는 AI 분야 규범이나 검증 절차가 부재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모델 접근권 자체가 외교 카드처럼 활용되며, 국제 공조는 사실상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 맷 시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미토스 사태가 중국에게 챗GPT 등장 이후 두 번째 각성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며,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차단 정책이 기술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앤스로픽 측은 18 개월 내 다른 기업도 유사한 능력을 갖춘 모델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모델이 외부로 유출될 경우 통제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한국 역시 AI 정책을 산업 육성 중심에서 국가 리스크 관리로 전환해야 한다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PwC 컨설팅 간담회에서는 미토스 사태를 계기로 국내 사이버 방어 체계를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제언이 쏟아졌다. 고려대 AI 보안연구소장은 미토스가 기존 모델의 점진적 개선을 넘어선 세대적 도약이라며, 한국이 글로벌 협력 체계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독자적인 대응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긴급 패치와 국가취약점데이터베이스 대체 체계 구축, 그리고 핵심 인프라 자산 인벤토리 점검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