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그래픽 가속기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 온 엔비디아가 CPU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기술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공개된 ‘베라(Vera)’ CPU는 단순한 하드웨어 출시를 넘어, 에이전트 AI 시대에 맞춰 데이터센터가 갖춰야 할 새로운 성능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존 CPU들이 일반적인 작업 처리에 최적화되어 있었다면, 베라는 다수의 에이전트가 동시에 복잡한 작업을 수행하는 환경에서 요구되는 높은 처리량과 메모리 대역폭을 충족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번 화제의 중심에는 필로닉스(Phoronix)를 통해 공개된 초기 벤치마크 결과가 있습니다. 해당 테스트는 베라가 목표로 한 에이전트 워크로드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88 개의 커스텀 올림푸스 코어와 1.2TB/s 에 달하는 막대한 메모리 대역폭이 결합된 플랫폼이 실제로 기대한 성능을 발휘하는지 확인했습니다. 특히 모든 코어가 활성화된 상태에서도 높은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지속성, 그리고 전력 효율까지 동시에 잡았다는 점은 기존 아키텍처와의 차별점으로 작용합니다. 450 와트의 열 설계 전력 내에서 메모리 전력 소비를 30 와트 미만으로 억제하면서도 코드 컴파일, 데이터 압축, 비디오 트랜스코딩 등 다양한 작업에서 세대별 성능 향상을 보인 것은 단순한 홍보 문구가 아닌 검증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변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AI 의 진화 방향이 단순한 추론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트’ 형태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에이전트 AI 는 분기점이 많은 런타임, 샌드박스화된 코드 실행, 대규모 데이터 처리 및 오케스트레이션 등 CPU 가 담당해야 할 순차적 작업의 부하가 급격히 증가합니다. 베라 CPU 의 아키텍처는 이러한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Armv9.2 명령어 세트와 호환되는 커스텀 코어를 기반으로 하며, 2 세대 확장 가능 일관성 패브릭을 통해 코어 간 데이터 이동을 최적화합니다. 이는 AI 공장이라 불리는 현대 데이터센터가 매일 수행하는 코드 실행, 데이터 쿼리, 소프트웨어 스택 조정 등 CPU 집약적 작업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아직은 초기 벤치마크 단계이며, 실제 대규모 상용 환경에서의 장기적인 안정성과 다양한 워크로드에 대한 대응력은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엔비디아가 그래픽 처리뿐만 아니라 시스템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 영역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흐름입니다. 앞으로 베라 CPU 가 실제 데이터센터에 도입될 때 전력 소모 대비 성능 효율이 어떻게 변화할지, 그리고 기존 CPU 벤더들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향후 시장 판도를 가를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입니다. AI 인프라의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일시적인 기술적 실험에 그칠지 지켜봐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