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전기차 시장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단연 캐나다에서 일어난 관세 정책의 급변이다. 과거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되던 100%의 고율 관세가 6.1%로 대폭 낮아지면서, 그동안 진입 장벽에 막혀 있던 중국 브랜드들이 본격적으로 북미 무대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이 변화는 단순히 가격 경쟁력의 차이를 넘어,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의 재편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테슬라 모델 3가 3만 7천 달러 선에서 거래되는 반면, 중국산 모델이 2만 9천 달러 수준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열리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는 급격히 넓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는 BYD, 체리, 지리 등 중국 3대 자동차 제조사가 있다. 이들은 캐나다 정부의 관세 인하 결정 직후부터 현지 인력 채용을 시작하고 딜러십 입지를 탐색하며 상표 등록을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BYD는 온타리오주 마크햄을 거점으로 1 년 내 20 개 브랜드 딜러십을 개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토론토와 밴쿠버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히 차량을 수출하는 것을 넘어, 현지 유통망과 서비스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흥미롭게도 이번 관세 인하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중국 브랜드보다는 이미 현지 기반을 갖춘 테슬라와 폴스타인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정부가 도입한 쿼터 제도는 연간 4만 9천 대의 중국산 전기차 수입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는데, 이 수치는 2024 년 고율 관세 부과 전까지 수입되던 중국산 전기차, 그중에서도 대부분이 테슬라와 폴스타 차량이었던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정된 것이다. 즉, 새로운 무역 협정은 기존에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기업들의 지위를 일시적으로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으며, 중국 브랜드들은 아직 실제 판매를 시작하지 못한 상태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2030 년까지 연간 수입 쿼터가 7 만 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3 월 1 일부터 선착순으로 발급된 2 만 4천 5백 개의 수입 허가가 풀린 것을 시작으로, 시장은 점차 중국산 전기차의 물량으로 채워질 전망이다. 이는 테슬라가 독점하던 북미 전기차 가격 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변수다. 소비자들은 더 저렴한 가격대의 고품질 전기차 옵션을 갖게 되지만, 기존 브랜드들은 가격 인하 압박과 시장 점유율 방어에 골몰하게 될 것이다. 중국 브랜드들이 현지화 전략을 얼마나 빠르게 완성하느냐에 따라 북미 전기차 시장의 판도는 다시 한번 뒤바뀔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