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베이징 모터쇼는 단순한 신차 전시회를 넘어 미래 모빌리티 기술의 거대한 시연장으로 변모했다. 자율주행, 초경량 소재, 초고속 충전 기술이 이미 상용화된 차량에 탑재되어 도시를 누비는 모습을 목격하며, 한국 산업계가 실증 단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사이 중국은 완성된 기술로 미래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섰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모멘타의 자율주행 솔루션을 시승한 경험은 지능형 모빌리티 시대가 이미 도래했음을 생생하게 증명했다. 복잡한 도심 환경에서도 숙련된 베테랑 운전자처럼 매끄럽게 주행하며 돌발 상황을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최적의 경로를 판단하는 모습은 단순한 간격 유지를 넘어선 AI 비서의 등장을 알렸다.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딥러닝 기술을 즉각 양산 차량에 적용하는 압도적인 실행력이 이번 모터쇼를 통해 확인된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었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 속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과제는 명확해졌다. 하드웨어 중심의 초격차를 유지하되 소프트웨어 역량을 근본적으로 강화해 미래차 전쟁에서 승기를 잡아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현대차가 아이오닉 5로 현지 기업인 모멘타와 손잡은 사례는 로컬 파트너십을 통한 철저한 현지화가 필수적임을 보여준 유연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또한 이동의 경계를 허무는 저고도 경제로의 확장 역시 중요한 화두로 부상했다. 하늘을 나는 비행 자동차가 더 이상 콘셉트가 아닌 실물로 등장한 것은 미래 모빌리티의 범위를 더 넓고 과감하게 설정해야 한다는 신호였다. 글로벌 톱 3 라는 현재의 위상에 안주할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한국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풀스택 협력체계를 구축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결성한 AI 미래차 맥스 얼라이언스가 주목받고 있다. 맥스는 완성차와 부품사, 정보통신기술 업체, 스타트업이 주축이 된 민관 원팀으로, 단순한 협의체를 넘어 혁신의 용광로 역할을 해야 한다. 파편화된 데이터를 통합해 활용도를 높이고 기술 실증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개발 주기를 단축하는 작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어야 한다. 맥스가 혁신의 플랫폼이라면 이를 뒷받침할 확실한 유인책이 필요한데, 바로 미래차 국내생산촉진세제의 도입이다. 자국 우선주의가 판치는 글로벌 시장에서 첨단 제조 역량을 국내에 보유하는 것은 국가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 최근 자동차 업계와 노동계가 공동으로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건의문을 발표한 것은 전기차와 같은 미래 모빌리티의 사활을 건 절박한 목소리였다.
미래 모빌리티의 승패는 누가 더 빨리 생태계를 전환하고 누가 더 영리하게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기업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서, 맥스 얼라이언스를 통한 협력 체계 강화와 세제 혜택의 실질적 도입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향후 백년을 결정할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하드웨어 강국으로서의 명성을 소프트웨어 전쟁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실행력으로 증명해야 할 때다. 한국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 추격을 넘어 생태계 전체의 전환 속도를 높이는 전략적 도약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