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의 상용화가 본격화되면서 산업계는 이제 ‘생산’과 ‘보급’ 다음 단계인 ‘재활용’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특히 폐수소차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나 폭발 위험은 수소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호서대학교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수소자동차 핵심부품 재활용 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해 잔류수소 안전 제거 기술을 개발한다는 소식이 주목받는 이유는 바로 이 시점적 필요성 때문이다. 단순한 부품 분해를 넘어, 해체 과정에서 잔존하는 수소를 안전하게 진단하고 제거하는 기술이 확보되지 않으면 대규모 폐차 시기가 도래했을 때 산업 전체가 안전 리스크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업은 인선모터스를 주관기관으로 현대자동차,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가스안전공사, 호서대학교 등이 참여하는 산학연 컨소시엄 형태로 진행되며 총 120억 원의 정부 지원금을 투입한다. 호서대학교는 이 중 폐수소차 내 잔류수소 상태를 정밀하게 진단하고 이를 안전하게 제거하는 핵심 기술을 담당한다. 최연석 기계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가상센싱 기반의 수소탱크 및 연료계통 상태 진단 기술과 실환경 기반의 잔류수소 안전 제거 시스템을 개발한다. 특히 비파괴검사와 고장진단 분야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수소차 해체 기술에 접목하여, 저장용기 내 잔류수소 제거율에 대한 안전기준을 정립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이러한 기술 개발이 중요한 이유는 수소차의 수명 주기 관리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수소차는 고압의 수소를 저장하는 탱크와 연료전지 스택 등 고가의 핵심부품을 탑재하고 있어, 이를 안전하게 분리해 재사용할 수 있는지가 자원순환 경제의 성패를 가른다. 만약 해체 과정에서 잔류수소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아 폭발 사고가 발생한다면, 수소차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는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호서대학교의 연구는 이러한 잠재적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고, 핵심부품의 재사용 가치를 극대화하여 수소 모빌리티의 경제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되는 시기와 기준의 구체화다. 연구 결과가 도출되면 폐수소차 처리 프로세스의 표준이 될 수 있으며, 이는 향후 수소차 리사이클링 시장의 규모를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된다. 수소 경제가 초기 보급 단계를 넘어 성숙기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생산뿐만 아니라 폐기 및 재활용까지 아우르는 완벽한 생태계가 필수적이다. 호서대학교의 이번 기술 개발이 단순한 학술적 성과를 넘어, 한국 수소 모빌리티 산업이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