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신 모델 14 만 대가 계기판 화면이 갑자기 꺼지는 현상으로 리콜 대상에 올랐다. AMG GT, C 클래스, E 클래스, SL 클래스 등 2024 년부터 2026 년까지 생산된 주요 라인업이 포함되었으며, 특히 C63 S E 퍼포먼스 같은 하이퍼 퍼포먼스 모델까지 영향을 받았다. 이 문제는 주행 중 예고 없이 인포테인먼트 제어 유닛이 재설정되면서 계기판에 표시되는 핵심 정보가 일시적으로 사라지는 현상이다. 운전자가 속도와 RPM 같은 필수 데이터를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는 순간이 발생할 수 있어, 단순한 편의성 문제를 넘어 안전성 논란으로 번진 것이다.
당초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8 월부터 오버 더 에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특정 트리거에 대한 시스템의 민감도를 낮추는 소프트웨어 패치를 배포하여 약 62 퍼센트의 차량이 이미 업데이트를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2025 년 12 월, 한국 시장에서 화면이 완전히 검게 변하는 사례가 지속되자 제조사는 대응 방식을 변경했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 이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이 IP 디스플레이 문제를 안전 리콜로 처리한 사례를 강조한 점도 메르세데스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결국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는 불완전한 해결책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공식적인 안전 리콜 절차가 시작되었다.
이 사태는 디지털 계기판이 보편화된 현대 자동차 산업에서 아날로그 감성의 가치가 다시 주목받는 계기가 되고 있다. 모든 정보가 화면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시스템이 리셋될 경우 운전자는 순간적으로 무언의 공백을 마주하게 된다. 2025 년 7 월 9 일 배포된 업데이트가 일부 차량에는 적용되었으나, 전 차량에 대한 확실한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하자 리콜이라는 강력한 수단이 동원된 것이다. 이는 기술의 고도화가 오히려 시스템의 복잡성을 증가시키고, 그로 인한 단일 고장이 전체 주행 경험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메르세데스-벤츠는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한 소프트웨어 패치 배포 일정을 명확히 하고, 제어 유닛의 재설정 로직을 근본적으로 수정할지 주목된다. 단순한 버그 수정을 넘어, 디지털 계기판의 신뢰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브랜드의 기술력을 가르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소비자들은 화면이 꺼지는 순간을 대비한 백업 시스템이나 아날로그 요소의 복원 여부를 체크하며, 자동차 업계 전체가 디지털 의존도 높은 설계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 지켜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