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 가 유럽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 본격적인 현지화 공략에 나섰다. 최근 런던에서 열린 금융타임스 자동차 미래 컨퍼런스에서 스텔라 리 BYD 부회장은 유럽 내 유휴 공장을 인수해 직접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 특히 기존 유럽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과도 협상을 진행 중임을 시사하며, 단순한 합작 투자를 넘어 시설 자체를 소유하고 통제하려는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드러냈다. 이는 중국 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략적 움직임은 BYD 의 해외 판매량 급증이라는 현실적인 배경에서 비롯되었다. 미국과 이란 간의 지정학적 긴장으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가운데, BYD 는 지난 4 월에만 13 만 5 천 대의 차량을 해외에 판매하며 전년 대비 70% 성장이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달성했다. 올해 첫 4 개월 동안 해외 판매량은 45 만 6 천 대에 달하며, 영국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는 테슬라와 기아, 그리고 주요 유럽 OEM 들을 제치고 전기차 브랜드 판매 1 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러한 판매 실적은 BYD 가 유럽 내 공장을 인수해 생산 능력을 즉시 확보하려는 결정에 강력한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BYD 가 유럽 내 유휴 공장을 노리는 이유는 단순히 생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함뿐만 아니라, 현지 규제와 소비자 선호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서 비롯된다. 스텔란티스 등 유럽 전통 완성차 업체들이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줄이면서 공장이 유휴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상황을 역으로 활용하려는 것이다. 리 부회장은 이탈리아를 포함한 여러 유럽 국가에서 사용되지 않는 생산 설비를 찾아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유럽 시장에서의 공급망 안정성을 높이고자 한다. 이는 중국 기업이 과거와 달리 단순한 수출 중심에서 벗어나 현지 제조 기반을 구축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BYD 가 실제로 어떤 유럽 공장을 인수하게 될지, 그리고 이 과정이 유럽 자동차 산업의 재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다. 스텔란티스를 비롯한 유럽 OEM 들이 자사 공장을 매각하거나 임대하는 결정을 내리게 되면, 이는 중국 브랜드의 유럽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기존 유럽 기업들의 사업 구조 조정을 가속화할 것이다. 특히 전기차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BYD 의 이러한 공격적인 확장 전략이 유럽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그리고 유럽 기업들이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향후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