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BMW 가 최근 iX1 의 생산 라인을 일시적으로 멈추게 된 사연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생산 차질의 원인은 복잡한 부품 수급 문제나 배터리 공급망의 병목 현상이 아니라, 의외로 단순한 ‘휠’의 부재였다. 특히 17 인치와 18 인치 크기의 기본형 휠이 바닥나면서, 공장 가동이 멈춘 것이다. 이는 단순히 부품 하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가 공급망의 흐름을 뒤바꿀 만큼 강력해졌음을 시사하는 흥미로운 사례다.
소비자들은 이제 기본 사양인 ‘지루한’ 디자인의 휠보다 미적으로 더 돋보이는 19 인치 휠을 선호하는 경향을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문제는 이 19 인치 휠이 장착될 경우 전기차의 주행 거리가 감소한다는 점이다. 더 큰 휠은 공기 저항을 증가시키고 타이어의 무게를 늘려 효율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매자들은 주행 효율성보다는 디자인과 완성도를 우선시하며 19 인치 옵션을 선택하고 있고, 이 선택의 폭이 넓어질수록 기본형 휠 재고는 빠르게 소진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러한 현상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전기차 시장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또 다른 단면이기도 하다. 최근 포르쉐의 경우 유럽 시장에서 내연기관 차량보다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의 판매량이 더 많아진 것으로 나타나며, 전기차 시장이 단순한 대안을 넘어 주류로 자리 잡았음을 증명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BYD, 니오, 샤오미 등 현지 브랜드의 급부상과 맞물려 글로벌 전기차 생태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데, BMW 의 휠 부족 사태는 이러한 거시적인 흐름 속에서 소비자가 더 이상 ‘전기차’라는 카테고리 자체보다는 ‘어떤 전기차’를 선택할지에 대한 세밀한 기준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이 같은 공급망의 미세한 변화가 향후 전기차 모델의 표준 사양을 어떻게 바꿀지다. 제조사들이 기본형 휠을 아예 단종시키거나, 19 인치 이상을 기본으로 설정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이 곧 생산 계획의 기준이 되는 시대가 왔음을 의미하며, 향후 전기차 구매 시 주행 거리와 디자인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어떻게 설계할지가 중요한 화두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