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일본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4시간 내구 레이스를 완주하며 수소 모빌리티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이번 대회의 핵심은 단순한 완주가 아닌, 세계 최초로 ‘초전도 펌프’를 탑재한 액체수소 엔진 차량의 실전 성능 검증에 있었습니다.
주행 중 예상치 못한 기술적 트러블이 발생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483바퀴를 주행하며 극한 환경에서의 내구성을 증명했습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혁신은 영하 253도의 극저온 액체수소를 활용하여 전기저항이 제로가 되는 초전도 모터를 탱크 내부에 직접 탑재한 점입니다. 별도의 냉동장치가 필요 없어진 덕분에 패키지 효율이 극대화되었고, 수소 탱크 용량을 기존 220리터에서 300리터로 대폭 늘릴 수 있었습니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0바퀴를 달릴 수 있는 연속 항속 능력을 확보한 셈입니다.
하지만 기술적 성공이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레이스 도중 수소 기화 현상과 시스템 안정성 점검을 위해 약 3시간 반의 정비가 필요했고, 전압기 트러블로 차량이 일시 정지하는 위기도 겪었습니다.
당초 목표했던 500바퀴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신속한 대응으로 다시 트랙에 복귀하며 24시간을 버텨낸 과정 자체가 기술 성숙도를 보여주는 지표가 되었습니다.
이 성과는 토요타가 교토대학과 철도종합기술연구소와 함께한 ‘팀 재팬’ 협업의 결실입니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 사장은 수소 연료 가격 하락을 위해 업계 전체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시장이 준비되었을 때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토요다 아키오 회장이 ‘모리조’라는 이름으로 직접 운전대에 앉아 위기 극복 과정을 지켜본 것도 단순한 홍보를 넘어 기술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는 행보였습니다.
이제 주목해야 할 점은 토요타가 제시한 ‘멀티 패스웨이’ 전략의 실질적 확장성입니다. 전기차와 수소차, 내연기관을 병행하며 다양한 기술 경로를 열어두는 전략 속에서 액체수소 엔진의 실증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특히 초전도 기술을 통한 효율성 개선이 상용화 단계로 넘어갈 경우, 수소 모빌리티의 경제성과 실용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음 단계에서는 이 기술이 어떻게 양산 모델에 적용될지, 그리고 수소 인프라 구축 속도가 어떻게 따라갈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