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최근 독일 방산 스타트업 타이탄 테크놀로지스와 손잡고 이동식 드론 요격 플랫폼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단순히 군용 트럭을 만드는 것을 넘어, G 클래스 SUV와 스프린터 밴에 레이더와 발사체를 탑재해 적의 공격용 드론을 물리적으로 격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신제품 출시를 넘어, 유럽 완성차 업계가 겪고 있는 구조적 위기를 방산 시장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전통적인 내연기관과 전기차 시장이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불균형한 보급률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브랜드들은 막대한 R&D 비용과 공급망 재편 부담에 시달리며, 상대적으로 예측 가능한 수요를 가진 국방 예산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아우디, BMW, 폭스바겐 등 다른 유럽 브랜드들도 이미 유사한 움직임으로 방어 체계 강화에 나서는 추세다.
이번에 개발되는 드론 디펜더 시스템은 공격용이 아닌 순수 방어에 특화된 점이 특징이다. 타이탄 테크놀로지가 제공하는 인터셉터 드론은 적의 공격용 드론과 충돌하여 격추하는 방식이며, 지상 표적을 타격하는 무기는 아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실전 검증된 이 기술은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급격히 발전해 왔으며, 벤츠는 이를 상용 차량 플랫폼에 접목해 민수용과 군수용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벤츠의 G 클래스는 이미 1945 년 이후 꾸준히 군용 차량으로 공급된 이력이 있다. 이번 협업은 과거의 전통을 현대적인 기술과 결합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적 판단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가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 방산 시스템의 핵심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과정은 향후 자동차 산업의 범위가 얼마나 넓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민군 겸용 플랫폼이 실제 전쟁터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할지, 그리고 이것이 유럽 완성차 업체들의 재무 구조를 얼마나 안정화시킬 수 있는지다. 전쟁이라는 변수가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주요 축으로 자리 잡을 경우, 향후 5 년 내 유럽 브랜드들의 포트폴리오 재편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