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다음 달부터 울산공장에서 허리 보조용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웨이스트’ 테스트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산업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테스트는 단순한 신제품 시범 도입을 넘어, 중량물 취급이 빈번한 생산 라인에서 작업자의 신체적 부담을 어떻게 기술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질적인 검증 과정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생관 자재 서열 및 불출 작업처럼 무거운 짐을 반복해서 들어야 하는 공정에서 로봇이 작업자의 요추 부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이러한 움직임은 현대차그룹이 이미 2018년부터 산업용 착용 로봇 연구에 착수해 온 결과물이 구체화되는 시점과 맞물린다. 앞서 선보인 ‘엑스블 숄더’가 울산공장 샤시라인 윗보기 작업에 투입되어 어깨 근력을 보조하며 성과를 거둔 바 있는데, 이번 ‘엑스블 웨이스트’는 그 기술 범위를 하체와 허리 영역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단계다. 로보틱스랩을 통해 개발된 이 시리즈는 생산, 물류, 조선, 건설 등 다양한 중량물 취급 현장에서 작업자의 숙임 및 나르기 동작을 지원하도록 설계되었으며, 단순한 안전 장비를 넘어 근골격계 질환 예방과 노약자 재활 지원까지 포괄하는 기술 진화의 흐름을 보여준다.
현대차그룹이 웨어러블 로봇 개발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완성차 기업에서 ‘인간 중심 피지컬 AI’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최근 타운홀 행사에서 로보틱스 분야는 해보지 않았던 영역이라 시행착오를 빨리 겪으며 문제를 극복해 더 좋은 제품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로봇 기술을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닌,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스마트 팩토리를 구현하는 핵심 요소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엑스블 숄더는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대한항공, 한국철도공사 등 다양한 산업 현장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가고 있으며, 농촌진흥청과도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 영역을 다각화하고 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울산공장 테스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아산공장이나 전주공장 등 다른 거점 생산 시설로 얼마나 빠르게 확대 적용될 수 있을지다. 또한, 로봇이 작업자의 근력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작업 효율 분석이나 예측 정비 등 더 고도화된 피지컬 AI 기능으로 진화할 가능성도 엿볼 수 있다. 산업 안전 차원을 넘어 미래 제조 경쟁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웨어러블 로봇의 실제 성능과 현장 적응력은 향후 현대차그룹의 생산성 혁신과 인간 중심 제조 환경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