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과학기술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다름 아닌 ‘기초연구’의 공급 부족 우려입니다. 단순히 예산이 얼마나 늘었는지를 따지는 것을 넘어, 실제 연구자들이 얼마나 많은 지원을 받는지, 즉 ‘과제 수’가 얼마나 회복되었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2024년 과학기술 R&D 예산이 일괄 삭감되면서 기초연구 생태계는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당시 예산은 오히려 소폭 증가했지만, 연구 대형화 기조에 따라 소액 과제가 사라지면서 전체 과제 수는 2021년 1만 5000여 개에서 2025년 1만 1800여 개까지 급감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연구자들은 다양한 분야의 특성에 맞는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모든 연구자가 억 단위의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며, 소액으로도 충분한 연구부터 임상 연구처럼 대규모 지원이 필요한 경우까지 천차만별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진흥과는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학회와 간담회를 총 25회나 찾았습니다. 연구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2030년까지 전임 교원 수혜율 50%, 신진 교원 수혜율 70% 확보를 목표로 투자 확대를 선언했습니다.
과제 선택의 폭을 넓히고 연구 단가 중심의 유형을 개편한 결과, 올해 기초연구 예산은 전년 대비 17.2% 증액된 2조 7400억 원으로 확정되었습니다. 특히 연구자가 10 년 이상 같은 주제로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강화하는 방안이 포함되면서 생태계 복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역할은 예산을 지원하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기초연구가 가진 공공재적 특성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국민과 국회에 설득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이제부터 과학기술 분야 최상위 학술지에 실린 연구 성과를 브리핑하고 보도자료로 배포하며 대중의 관심을 끌 계획입니다. 수십 년 전처럼 초등학생이 존경하는 과학자를 꼽을 수 있는 ‘스타 과학자’가 다시 등장할지, 그 여부가 주목됩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예산 숫자가 아니라 연구자들이 실제로 얼마나 자유롭게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느냐입니다. 정부의 새로운 정책이 기초연구계의 신뢰를 완전히 회복시키고, 장기적인 혁신의 씨앗을 키울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