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 앱이 단순한 길 찾기를 넘어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큐레이터로 진화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가 최근 공개한 ‘마이테마코스’는 이 같은 변화의 정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기존에 지도 데이터와 실시간 교통 정보에 의존하던 서비스 방식에서 벗어나, 실제 이용자들이 직접 발굴한 맛집과 산책로, 여행 코스를 공식 콘텐츠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이 시도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플랫폼의 정체성 변화에 있기 때문이다. 2 월 진행된 ‘나만의 특별한 장소’ 사연 공모전에서 선정된 10 개의 우수 사례를 인터뷰와 영상 등 고품질 콘텐츠로 가공해 공개한 것은, 사용자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콘텐츠 생산자로 참여하게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첫 번째로 소개된 연희동 코스는 신혼부부가 추천한 수제 피자 맛집부터 레트로 감성의 문구점까지, 현지인들 사이에서만 통하는 숨은 명소를 담고 있어 단순한 관광 가이드와는 차별화된 깊이를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모빌리티 산업이 겪고 있는 구조적 전환을 반영한다. 과거에는 출발지와 도착지를 연결하는 효율성이 최우선이었으나, 이제는 이동 과정 자체가 하나의 경험으로 소비되는 시대가 되었다. 티맵모빌리티가 ‘이동 소셜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선언한 배경에는 이러한 시장 니즈가 깔려 있다. 군산의 일상 여행부터 대전의 빵지순례, 반려견 동반 노을 여행까지 다양한 지역과 콘셉트의 코스를 이어갈 예정인 것도, 사용자의 취향과 상황에 맞춘 맞춤형 이동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오픈 프로필’ 기능을 통한 공유 생태계의 확장이다. 선정된 장소들의 상세 정보를 앱 내에서 확인하고 다른 이용자와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내비게이션은 개인적인 기록을 남기고 타인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이는 단순한 길 안내 앱을 넘어, 사용자의 일상과 추억이 쌓이는 디지털 아카이브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이동 수단으로서의 기능은 유지하되, 그 위에 사회적 연결과 문화적 경험을 얹는 전략이 향후 모빌리티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