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정치 지형도 색채의 변화로 다시 읽히고 있다. 오랫동안 국민의힘을 상징해 온 선명한 빨강 대신, 오세훈 시장이 선거운동의 메인 컬러로 초록을 택했다는 소식이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2006 년 첫 도전 때 초록 넥타이를 매며 화제를 모았던 그가, 이번에는 공식 행사에서 초록색 점퍼를 입고 등장하며 전략적 변신을 예고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이미지 메이킹을 넘어, 여당 후보로서 당의 정체성과는 다른 색을 입음으로써 독자적인 정치적 거리를 두려는 의도로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초록’의 행보에 대한 반응은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를 FC 서울 대신 전북 현대로 이적하는 선수에 비유하며 유쾌하게 받아들이는가 하면, 정치권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장동혁 대표나 당내 기존 세력과 거리를 두려는 신호탄으로 읽는다. 그러나 가장 날카로운 반응은 환경 전문 정당인 녹색당에서 나왔다. 녹색당은 오 시장의 초록색 행보를 ‘그린워싱’이라 규정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양심이 있나”라는 직격탄과 함께, 과거 시정 기간 내연기관 기반의 한강버스를 도입해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적자를 남겼다는 점을 들어 “녹색 옷을 입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한 것이다.
시민들의 시선 또한 단순히 색의 변화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에너지 자립률이 7.5% 에 그친 서울의 현실과, 비수도권 지역의 송전선로 건설로 인한 삶의 터전 파괴를 지적하며 오 시장이 주도한 정책이 오히려 ‘에너지 식민지화’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장애인 탈시설 조례 폐지 시도나 퀴어문화축제 개최 불허 등 소수자 권리를 제한해 온 과거 행보까지 더해지며, 옷 색깔만 바꾼다고 해서 본질적인 정책 방향이 달라진 것은 아니라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주목할 점은 오 시장이 6.3 지방선거 기간 동안 이 초록색을 어떻게 구체화할 것인가다. 단순한 이미지 세탁을 넘어, 실제 기후 위기 대응과 소수자 포용이라는 실질적인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선거를 위한 일시적인 전략에 그칠지가 관건이다. 시민들은 이제 색상의 변화 뒤에 숨겨진 정책의 진정성을 예의주시하며, 오세훈 시장의 ‘초록’이 진정한 녹색으로 변모할지, 아니면 정치적 계산에 불과한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