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4 년 만에 손목에 착용하는 스마트 기기인 핏빗의 신제품을 공개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신제품 ‘핏빗 에어’는 기존 스마트워치와 달리 화면을 완전히 생략한 팔찌형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는 단순히 디자인의 변화를 넘어, 끊임없이 알림을 보내는 스마트폰 환경에 지친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디지털 거리두기’ 트렌드가 하드웨어에 직접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화면이 없는 대신 본체는 길이 34.9mm, 너비 17mm, 높이 8.3mm 크기에 무게 5.2g 으로 초소형·초경량으로 제작되어 착용감을 극대화했다.
제품의 핵심은 사용자의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집중하되, 시각적 자극은 최소화하는 데 있다. 심박수, 산소포화도, 체온, 가속도 등을 측정하는 센서와 무음 알림을 위한 모터를 탑재하면서도, 화면을 통해 사용자를 끊임없이 호출하지 않는다. 구글은 이를 “지금까지 출시된 제품 중 가장 작은 착용형 트래커”라고 설명하며, 얇고 가벼운 디자인 덕분에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을 만큼 편안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디자인 철학은 10 여 년 전 핏빗이 선보였던 초기 제품 ‘핏빗 원’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어, 과거의 미니멀리즘이 다시금 유효해졌음을 시사한다.
시장의 반응은 이미 이러한 흐름을 예견하고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화면 없는 스마트 팔찌나 스마트 반지 같은 기기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으며, Whoop 과 Oura 같은 기업들이 기업가치 100 억 달러를 넘어서는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 기관 서카나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9 월까지 미국 내 착용형 운동 측정 기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88% 증가했고, 판매량도 35% 늘었다. 이는 이용자들이 스마트폰의 과도한 알림으로 인한 ‘디지털 피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심리가 실제 구매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구글은 이번 출시와 함께 생태계 통합도 단행했다. 기존 핏빗 앱의 운영을 종료하고 관련 건강 데이터를 모두 ‘구글 헬스’ 앱으로 통합했다. 새 앱에는 구글의 인공지능인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한 ‘구글 헬스 코치’가 탑재되어, 이용자의 수면 패턴이나 운동 습관을 분석해 맞춤형 조언을 제공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99.99 달러에 판매되는 이 제품은 예약 판매를 시작했으며, 모듈형 본체 설계로 다양한 밴드에 끼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화면 없는 기기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 건강 관리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 그리고 AI 기반의 맞춤형 코칭이 실제 생활 습관 개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